세미나를 준비하면서 쭉 내가 걸어왔떤 길에 대해 다시 곱씹어보며
프리랜서로 보낸 나의 20대를 정리하게 되었다
일이 힘들어도 사실 24시간을 날 위해 썼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독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기간이였는데.
미팅하던 순간들, 녹음한 미팅파일을 다시 들으며 내용을 정리하고
원주까지 가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낯선 분들 앞에서 공격적인 질문에 애써 당당한 척 하며 나를 포장했던 기억들
작업실 앞 풍경들이며, 각 계절이 올때마다 내가 느꼈던 감정들과 온도, 냄새들까지
정말 나의 20대는 영상이라도 찍어 놓은 것 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매일을 지나다니던 창정동 작업실 골목은
가장 빛난던 날들이었다.
정해진건 하나도 없었고, 출근하는길엔 골목에서 벽화를 그리고 기타를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창문도 없었던 작은 작업실이였지만
친구들의 아지트였고, 밤새 수다떨 수 있던 프리랜서의 공간이였다.
망가진 의자에 노트북하나, 경품으로 받은 모니터로 참 많은 일을 했었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의 삶도 너무 좋지만
그때의 기억이 아주 조금은 그립고,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던 내가 부럽기도 하다.
새벽에 혼자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쉽게 허락되지 않을 만큼
무언가를 계속 해야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한다는 압박이 있는 현재의 고단함을
그때의 기억으로 털어내는 것 같다.
40대의 내가 지금의 나를 생각하며
힘낼 수 있도록 꽉 차게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