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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jinYang/2018_sujinyang

180415



결혼 후 80일..

나에게 엄마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아침마다 식물을 보며 좋아하고, 빨래와 설거지가 이젠 일상이 되었다.

식탁위에 고지서가 올라와 있는게 싫고

냉장고에 어떤 채소가 남아있는지 점심메뉴를 고민하고

과일은 어디가 맛있는지, 채소는 어디가 싸게 파는지 나름의 단골 마트가 생기기도 했다.


빨래 돌렸을때 밑에 보지 못하고 빨지 못한 속옷 하나가 매우 아쉽고

잘 자라던 식물이 힘 없이 쳐져 있을때면 너무나도 미안하다


남편은 매우 다정하고 가정적이며 집안일도 능숙하다

참으로 다행이지, 나같은 덜렁이는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이놈의 고집이 문제다


아빠는 내 목소리를 듣기위해 햄버거를 주문해달라며 전화하시기도 하고

엄마는 예전보다 더 바쁘게 사시려고 노력하고 계신다.


처음엔 정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았던 생활이

이제 친정집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익숙해지고 있다.

하루에 3번씩 하던 엄마와의 통화도 줄였다

엄마 쌀 얼만큼 불려야하지, 세제 뭐 넣어야하지, 드라이비 얼마정도해..

인터넷보다 엄마 목소리가 듣고싶었다.

엄마는 뭐든지 다 아니까 


20대 초반처럼 30대도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난 항상 한템포 느렸으니까, 미숙했던 그때처럼 조바심 나지 않지만,

욕심내지 않고 단단해지려 노력하지만

어렵다 참

잘해왔던 것처럼 30대의 첫걸음도 잘 내딛을 수 있다고 믿을 수 밖에


최근에 본 아빠는 예전보다는 조금 더 지쳐계셨다

상처많은 단단한 손과 흰머리

아빤 언제 편히 쉬실 수 있을까

나의 시간은 빨라도 부모님의 시간은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 딸로 한번만 사는건 너무나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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